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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자 개인展  베갯송사

2018. 05. 11 - 05. 23  ㅣ  Gallery Coop   l  11:00 - 19:00 (연중무휴)  ㅣ  02 - 6489 - 8608

침변교처(枕邊敎妻)는 남편이 아내를 엄격하게 가르치기 보단 침상에 누워 함이 좋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아내가 남편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때 침상에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란 의미인 베갯 송사로 변화했다.

자고로 베개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오래 사용되는 물건이다. 과거 급제를 빌며 살구씨를 넣던 퇴침에서부터 가족의 건강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자수를 수놓은 골침까지, 베개는 단순히 머리를 대고 잠을 자는 용도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젠더 바운더리가 점점 옇어지고 무의미해지고 있는 현대에는 과연 베갯머리에서 일어나는 역사가 아직 건재하는지에 대한 작가의 고찰에서 출발한 베갯송사 시리즈는,  이성과 감성이 분리된 사랑, 욕정, 거짓된 욕망 등의 감정들을 ‘알파 걸’을 통해 표현해 나가고 있다.

의상디자이너였던 과거의 경험을 살려, 작가 자신만의 회화 풍을 만들어 냈다. 사물이나 인물은 간결하게 표현 하는 반면 인물의 옷의 패턴들을 전통문양을 사용하여 세밀하게 묘사 하였다. '알파걸'의 길고 가는 선은 사랑을 갈구하는 여인의 마음을 나타내는 동시에 기법적으로는 드로잉의 기능을 회화로 흡수시키려는 작가의 시도가 보인다. 

표정을 알 수 없는 '알파걸'은 오로지 혼자서 넓은 화폭을 채우고 있다. 한 쪽을 응시하고 있는 가는 눈은 무언가를 갈망하고 있는 듯 하다. 이것은 사랑에 대한 갈망일수도, 성공에 대한 욕망일수도 있다. 꼿꼿한 자세에서는 당당함이 느껴져 원하는 바는 이루고 말것이라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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