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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연/임태규 부부전

2019. 03. 15 - 03. 27  ㅣ  Gallery Coop   l  11:00 - 19:00 (연중무휴)  ㅣ  02 - 6489 - 8608

<이동연>

달과 소나무, 그리고 한 여인이 하나의 화폭 안에 담긴다. 다양한 표정을 감추고 있는 듯한 여인의 뒷모습에는 달빛을 닮은 그리움이 서린 것 같기도 하다. 때때로 여인은 기타를 치고 이어폰 너머로 음악을 들으며 현재와 과거 사이를 소요한다. 그림 속에서 시간의 경계는 무너지고 오히려 무한한 세계는 하나의 장면으로 통합되고 있다. 작가에게 시공간을 규정짓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작품을 통해 우리 모두 그저 하나의 풍경 속에 머무르고 있다.

끊임없이 세상에 나를 꺼내고 싶다. 그러나 소통의 영역이 넓어질수록 자신도, 타인도 아닌 그 사이의 누군가가 되어 방황할 뿐이다. 소외, 고독, 결핍, 상실의 정서들이 모여 허무의 섬을 만들고, 결국 나는 점점 더 가난해지고 만다. 빈자(貧者)의 섬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임태규>

옅은 농담으로 채워진 흐릿한 풍경은 마치 옛날 일기장을 훔쳐보듯 마음속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고요한 풍경은 시끄러운 세상을 잠재우고 있는 듯하다. 하얀 풍경을 그리며 작가는 과거로 발걸음을 옮긴다. 과연 내가 그리는 그 날의 날씨, 그 날의 풍경, 그 날의 기억은 사실일까? 작가는 빛바래지는 기억의 방울들을 한지 위에 떨어뜨리며 그 날의 감정을 더욱 선명하게 각인하고자 한다. 잊지 않기 위해 풍경 속에 나를 심는다.

‘기억하는 것’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가져오고, 무엇을 버리는가?

고요하고 흐린 풍경 속에는 내가 없다. 동시에 소란스러운 마음을 하얀 눈 속에 덮어보려는 또 다른 내가 있다.

유영주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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